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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설태수

작성일시

2013-08-26 16:20:49

제 목

그늘 지나가니 ............

색이 바래서 책갑이 희고
그늘 지나가니 술주전자 서늘해진다.

色侵書秩皎
陰過酒樽凉.

조선시대 후기 詩와 그림에 능했던 양기훈의 글귀........
오랜 세월에 희게 바랜 책과 그늘 아래서 술주전자를 잡는 정경이 그려진다.
특히, '그늘 지나가니 술주전자 서늘해진다'는 구절에서 한동안 멍해지는 기분이 들었는데
'그늘'이란 용어 자체에 함축된 의미는 언설로 풀어 놓는다는 것이 아무런 소용 없을 뿐만 아니라
군더더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술주전자'와 결합되었으니, 일러 무삼하리오....
삶의 애환을 어루만지고 달래주면서 침묵을 지키고 있는, 그늘.
희노애락을 다 받아주고 몽롱하게 희석시켜주는 술 주전자.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해도, 부부, 부모와 자식, 친구 사이라 해도
건너갈 수 없는 강, 그 서늘함이 있는 법.
근원적인 서늘한 고독이 있는 법.
그런 기류를, 시인은 이처럼 절묘하게 표출한 것이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들어...

다시,

'그늘 지나가니 술주전자 서늘해진다.'......................

총 : 21 개의 댓글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No	작성자	내용	등록일	수정	삭제

1	국대진	산초거사가 콜라 산속에서 술잔에 거친안주 앞에 놓고 있는걸 연상 시키는 풍경화 같군.. 게다가 구름이 흘러가며 만들어 내는 그늘을 바랜 책에 시선을 잡아 묶으며 술주전자를 기울이는 멋진 모습으로 동적인 표현 뿐아니라 맘속까지도 표현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달관이나 또는 참 허무가 느껴지기도하고...설시인의 가르침이 이제는 우주와 만물의 이치를 쪽집게 과외 시켜주는듯하여 고맙소이다.	2013-08-27


2	설태수	\'산초거사가 콜라 산속에서 술잔에 거친안주 앞에 놓고 있는걸 연상 시키는 풍경화 같군.. \' .....ㅎㅎ 특히나...\'콜라 산속\' 과 \'\'거친 안주\'.. 멋진 표현이구먼유~~^^*	2013-08-27


3	김정호	어찌 알았누? 내가 거칠부인 줄... 맥주도 껄껄한 것, wheat beer 청주도 칼칼한 것, tequila 물도 우물물, 산버섯 입에 물고 나무가지 지팡이 의지하여, 높고 맑은 태양아래 서늘한 바람 맞으며	2013-08-27


4	김정호	우리 조상들은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재주 좋고, 뱃장 좋고, 인심 좋고... 난 반 만이라도 닮았으면 하고 생각하는 때가 많아. 정말 멋드러져 조상님들.	2013-08-28


5	설태수	여백을 볼 줄 아는 분들이 많았지... 그 분들 타임머신 타고이 세상 오믄 요새 사람들, 맛이 간 걸로 보일겨.... 스마트폰에 코박고 댕기질 않나 혼자 궁시렁대고 킬킬거리고.. 똥눌때 밥무울때도 전화하고... 얼빠진 인간군상에 혀를 내두를겨... 불쌍해보이기도 할 거구... 여백이란 단어가 아예 생활에서 사라졌으니........허공 같은 여백의 힘으로 살아가는 데도 말여... 슬프당... 슬픈날은 술퍼...술펀날은 슬프니...ㅋ	2013-08-28


6	김정호	으크... \"슬픈날은 술퍼...술펀날은 슬프니\" 흐... 슬픈 나는 술퍼... 술펀 나는 슬프니 이거 술 묵으면 안돼쟎아... 기쁜 나는 술퍼, 술펀 나는 깊어가네 달님과 같이 기울어 가고.. 달님 떨어진 하늘은 공허해 가을 밤과 함께 깊숙히 식어 간다네.	2013-08-29


7	국대진	모야~ 결국 기쁜 나도 슬프다는거자나... 기쁠때,슬플때 다~슬프고 기울고.. 식어버리면 끝... 이라네.. 산초거사야~ 기쁜 내가 술펀담은 \'술펀 나는 길길이 날뛰네..\' 모 요러케 바꾸시면...~~	2013-08-29


8	국대진	기리기리 기억되리 ~ 요러시든지~ 건강하셔요...^^ 맘말야...	2013-08-29


9	김정호	슬퍼 보얐나베... 뭐 길 타는 말이지. 달님 떨어진 하늘의 공백을 보쟎 말이지 가을 밤 속 깜깜한 공간을 보자고 하는 것이겠지.	2013-08-29


10	설태수	기래두 술 펄 때가 조은겨~ 손으로 느끼는 감촉 중 제일은...마눌젖..... 제이는...술병, 술주전자 잡을 때~ 아님, 거꾸루 말햇남??ㅋ	2013-08-29


11	김정호	제일은...\"남\" 마눌젖	2013-08-30


12	김정호	나 이러다 맞아 주겠는 것 아닌가베????????????????????	2013-08-31


13	김정호	이 큼지막한 우주에 내가 지나가나니 나 땜에 기쁜 이도 있고 , 슬픈 이, 화난 이, 모두 보이네. ㅋㅋㅋ, 이 큰 우주 덩어리가 내 한 걸음 지나감에 희로애락을 드러내 보이도다. 껄껄껄... 이 우주의 공백이 별로 없나? 거참 우주는 기본적으로 비어있다 알았는 데... 원자 하나를 불려서 서울만하게 하면 원자핵은 golf공 만하다고 하는 데 가설라무니 그럼 텅텅 비어 있는 게 원자이고, 우리 눈에 보이는 우주도 텅텅 비었고 하면 정말로 우주는 빈 털털이 공간이네. 여백 천지가 우주인 데.. 뭐 이리 씨그럽게 살지 모다들.	2013-08-31


14	김정호	오늘 같은 날은 북두칠성 국자에다 맑은 술을 떠서 밤이 새도록 별들에게 따르리라 그리고 조금 남으면 너의 목도 축여 주리라 난 걍 향기만으로 만족하리 술취한 별들 하늘을 뱅뱅 돌 때 너 돌리라 별따라 뱅그르르 나 참지 못하고 돌리 핑그르르...	2013-08-31


15	설태수	아................... 션하고 뻥뚫린 詩, 핑그르르 영영 돌아삐릴 거 가튼 詩~ ^0^ 글구, \'정말로 우주는 빈 털털이 공간이네. 여백 천지가 우주인 데.. 뭐 이리 씨그럽게 살지 모다들.\' ....... ............sancho 法語라네~ㅎㅎ	2013-08-31


16	김정호	으헉! sancho 法語.., ㅋㅋㅋ 아니유 아니유 너무 무겁소. sancho 雜語 ㅎㅎㅎ	2013-09-01


17	김정호	法語... 法... 어딘지 무겁고 친근감이 없다. 먼 얫날 얘기 같기도하고 딴 나라말 같기도 하고 말의 색갈이 원래 그런가 내가 말에 염색 되었나?	2013-09-01


18	설태수	法 물 水에 갈 去 니까 물 흘러가는 소리가 法語라네~~~~ㅋ	2013-09-01


19	김정호	그게 그렇네!	2013-09-01


20	김정호	근데 그늘 지나가니 해가 움직이네.	2013-09-02


21	설태수	照好他~~~~	2013-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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