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 맥주 축제나 독일 옥토버 페스트에 안 가보더라도,
우리의 맛난 맥주집을 찾아 볼까?
5군데 중 한 곳을 정해서 번개도 해보고^^.-
우리도 맛집을 탐방하고 순례하는 모임을 가져 볼까나??
한달에 두번 정도 점심이나 저녁 ~
바쁜 일상 속에서 한숨 돌릴 수 있는 나만의 아지트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 곳이나 아지트로 정할 수는 없는 법. 분위기가 좋고
조명은 적당히 은은해야 하며 편안한 인테리어에…. 아니다.
맥주가 맛 있으면 된다.
- 더테이블
(1).더테이블
종로를 대표하는 맛있는 맥주집 중 하나인 더테이블은 입구에 들어서면
이름에 걸맞게 커다란 테이블이 홀 중앙에 떡하니, 범상치 않은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곳이다. 마치 브루어리 지하의 맥주창고에 온 듯 선반에
맥주병이 줄지어 진열되어 있고 한쪽 벽은 붉은 벽돌벽을 쌓아 투박한
멋을 풍긴다. 더테이블의 상징인 홀 중앙의 커다란 테이블은 다름 아닌
맥주저장고다. 이곳에서 더테이블의 핵심인 4개의 저장탱크가 24시간
돌아가고 있으니 정말 말 그대로 테이블이 중심인 셈. 예전에는 이곳에서
맥주를 생산했지만 지금은 일산에 있는‘브로이하우스 더테이블’에서
맥주를 제조해와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제조 후 테이블탱크에 바로
저장하기 때문에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더테이블에서는 오리지널 바이젠과 둥켈, 허니브라운, 마일드 페일에일,
필스너 5종의 크래프트 맥주를 갖추고 있는데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허니브라운. 밀맥주와 흑맥주 중간 정도의 부드러운 맥주로 발효할 때
벌꿀을 넣어 달콤한 꿀향이 은은하게 나는 브라운 에일이다.
다음으로 인기 있는 둔켈은 마실수록 홉의 진한 향을 느낄 수 있는 흑맥주다.
바이젠은 밀을 원료로 만든 에일 맥주로 황금색 보디에 부드러운 바닐라향과
약간의 신맛이 특징이다. 영국 스타일의 마일드 페일에일은 은은한 꽃향을
느끼며 마실 수 있는 부드러운 맥주. 쌉쌀하면서 깔끔하게 즐길 수 있는
필스너는 현재 준비 중이다. 가격은 모두 5000원으로 수입 맥주보다 저렴한 편.
안주는 보통 맥주집에서 볼 수 있는 메뉴들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제일
인기 있는 것은 고르곤졸라 피자로, 쌉쌀하면서 향긋한 맥주와 달콤하면서
짭조름 한 고르곤졸라 피자의 궁합은 절로 맥주를 부른다. 기본 안주로 제공되는
마늘러스크 역시 맥주와 잘 어울린다. 별다른 주문을 하지 않고 무한 리필되는
러스크로만 맥주를 마시는 손님도 적지 않다고. 주말에는 메인 메뉴를 하나
시켜야만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 것. 크래프트 맥주 외에 여러
종류의 병맥주와 간단한 칵테일이 준비되어 있으니 크래프트 맥주가
부담스러운 맥주 초심자와 함께 와도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다.
위치 서울 종로구 관철동 45-1 문의 02 733 8883
- 써스티몽크
(2).써스티몽크
다른 곳에서 쉽게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맥주를 청담동에서 맛볼 수 있게 되었다.
독일 바이에른주 국립 맥주 회사인 바이엔슈테판의 직영점인 탭하우스
써스티몽크가오픈한것. '수도원맥주'로 유명한 바이엔슈테판은 1000년의
전통을 지닌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로 어느 대회에 나가든 1등을
놓치지 않는 독보적인 맛을 자랑한다. 독일 순수맥주령을 지키며
제조하기 때문에 밀과 보리, 홉, 효모, 물 외에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지만 입술을 대면 향긋한 과일향의 아로마가 풍겨온다.
써스티몽크에서는 독일에서 비행기로 공수한 바이엔슈테판 생맥주를
맛볼 수 있는데 국내에 병맥주로 시판되지 않는 필스너를 유일하게
마실 수 있는 곳이라 맥주 마니아들에겐 이미 필수 코스다.
가장 많이 찾는 비투스는 풍성한 보디감이 일품인 맥주로 맥아와 홉의
비율이 16%가 넘는 7.7도의 복 비어. 베이스는 묵직하지만 향이 화려하고
밸런스가 잘 잡혀 도수를 의식하지 못하고 술술 넘어간다. 맥주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헤페바이스는 바나나와 정향, 밀 몰트의 맛이 어우러진
정통 바이에른 스타일.
헤페바이스 둥켈은 달콤한 캐러멜 몰트향이 풍기는 부드러운 흑밀맥주다.
고급 샴페인처럼 끊임없이 기포가 올라오는 크리스털바이스는 상큼하고
플루티한 아로마를 지닌 깔끔한 맛이다. 정통 바이에른 라거 스타일의
오리지널 라거와 진한 홉향과 톡 쏘는 청량감이 매력적인 필스너까지
6종의 바이엔슈테판을 맛볼 수 있으며, 이외에 맥파이의 페일에일이나
인디카 IPA 등 다양한 맥주가 21개의 탭에 준비되어 있으니, 맥주
마니아의 천국이 바로 여기다.
어떤 맥주를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6종류의 바이엔슈테판 생맥주가
200ml 잔에 각각 담겨 나오는 샘플러를 마셔보고 결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훌륭한 맥주에는 훌륭한 맛의 안주도 필요한 법. 아일랜드펍에서 6년간
근무한 셰프가 자신 있게 선보이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요리는 멋들어진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다. 바게트 속에 칠리를 채워 넣은 칠리볼과 8시간
찐 돼지고기를 칠리와 버무리고 코울슬로와 달걀프라이를 곁들인 샌드위치,
수제소시지와 구운 닭고기가 양껏 들어간 콥샐러드가 인기.
위치 서울 강남구 청담동 2-1 문의 02 546 8389
- 펍원
(3).펍원
유명한 크래프트 하우스의 대부분이 이태원에서 외국인이 운영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한국의 맥주문화를 왜 외국인이 선도해야 할까라는 안타까움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맥주 관련 업무에 종사하면서 그런 의문을 가졌던
한국의 맥주 마니아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크래프트 맥주를 만들어보자는 일념
아래 뭉쳤다. 올해 첫 번째 오리지널 맥주‘밍글’을 선보인 펍원에서 말이다.
밍글을 만들기까지 1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맥주는
어떤 스타일인지 콘셉트를 잡는데만 10개월, 콘셉트대로 레서피를 개발하는
데 6개월이 필요했다고. 향이 좋고, 쓴 맛은 적으면서, 밀로 만든 맥주일 것.
이 3가지를 충족시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맥주의 향을 풍부하게 하는 것은
홉인데 홉이 많이 들어가게 되면 필연적으로 쓴맛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이정도면 맛이 괜찮겠다 싶은 레서피로 만든 것이
‘밍글 001.’지금까지의 결과는‘반 이상의 성공’이라고. 아직은 조금 쓴맛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맛있다는 평을 받았다. 밍글 001을 다 소모하면
다시 레서피를 수정해 쓴맛을 좀 더 줄이고 단맛을 억제한‘밍글 002’를
제조할 계획이다.
새로 제조할 때마다 피드백을 받고 계속해서 레서피를 바꿔나가면서 매번 맛이
다른 살아있는 맥주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펍원에서는 손님이
단순히 맥주를 마시고 가는 고객이 아닌 맥주를 테이스팅해주는 사람이자
의견을 주는 사람, 즉 맥주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일부인셈.
우리나라 맥주 소비자는 초보자이거나 마니아거나, 양극단만 존재한다는게
펍원 대표의 말이다. 양극단을 잇는 중간층을 만드는 것이 밍글과 펍원의
역할이라고. 그래서‘크래프트원’이라는, 맥주 마니아를 위한 공간을 아예
따로 만들었다. 펍원에서 맥주를 접하고 맥주의 세계를 좀 더 배워보고
싶다면 크래프트원으로 가서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다.
최근에는 브루잉 시스템을 만들어 직접 맥주를 제조해볼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펍원에서는 오리지널 밍글 맥주와 영국 프리미엄 에일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깊고 구수한 맛의 런던 프라이드, 인디카 IPA, 인디카 IPA와 부드러운
맛의 맥스를 혼합한 홍대 MPA, 맥스 생맥주 등을 맛볼 수 있다.
위치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9-17 문의 02 333 7138
- 94단
(4)94단
논현동 먹자골목을 지나다 보면 지글지글 맛있는 소리와 함께 고기 굽는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꼭 한 번은 돌아보게 되는 이 작은 꼬치구이집이
바로 생맥주가 맛있기로 소문난 94단이다. 94단은 일본 사이타마현과 서울에
본사를 두고 정통 일본식 꼬치를 선보인다. 이곳의 꼬치는 양이 적고 양념이
강하게 들어가며 직화로 굽기 때문에 불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주로 닭고기와
돼지고기로 구성된 꼬치에 시원한 생맥주를 곁들이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상쾌하고 깔끔한 생맥주가 꼬치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하기
때문인데, 맥주가 맛있는 비결을 알려달라하니 별다른 비결은 없고 그저
생맥주의 위생에 매우 신경을 쓴다고.
들어오는 생맥주는 원래 거의 다 맛있는데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이 되기 때문에 94단은 매일 관을 세척하고 불순물을 제거해 맑고
깨끗한 생맥주 본연의 맛을 유지한다. 모둠꼬치 1접시가 1만 원대 초반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 퇴근길에 한잔 걸치는 대폿집으로 제격이다. 좌석이 많지
않아 늦게 가면 자리가 없으므로 서두를 것. 기본 안주로 나오는 아삭한
양배추와 마늘된장이 무한정 맥주를 부를 수 있으니 조심하시길.
위치 서울 강남구 논현동 163-11 문의 070 7869 8294
- 카페 공드리
(5)카페 공드리
조용한 계동 골목길에 들어가면 아기자기하게 꾸민 작은 카페가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미셸 공드리의 이름을 따 만든 카페 공드리다. 극장 스펀지하우스 로비에서
카페를 운영했던 경험을 살려‘이런 카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모두 담아 만든 곳.
처음부터 맥주를 주인공으로 삼은 것은 아니었는데, 생맥주 맛이 훌륭해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맥주가 맛있는 곳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청아한 생맥주의 맛도 일품이지만
공드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맛의 맥주칵테일을 마셔보길 추천한다.
시즌 스페셜로 판매하던 것인데 마셔본 사람들이 계속 찾기 시작해 결국 계절에 상관없이
계속 판매하게 된 것. 처음 비어칵테일을 먹는다면 진저비어를 시도해보자. 향긋한
생강향이 감도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맥주를 싫어하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가벼운 맥주다. 레몬 알갱이가 동동 떠있는 레몬맥주는 상큼한 레몬향이 입맛을 돋우고
맥주 맛을 더욱 개운하게 만들어준다. 알코올과 구수함이 살짝 더해진 레몬에이드라고
생각하면 무방할 듯. 자몽의 달콤쌉싸름한 맛이 맥주와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자몽맥주
또한 인기. 여기에‘시네마 푸드’콘셉트의 소박한 음식을 곁들이면 영화 속 한 장면의
등장인물이 되어 앉아있는 것 같다. 교자만두, 비엔나소시지, 삶은 풋콩 등 맥주 한잔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손냄새 나는 음식들이 정겹다.
위치 서울 종로구 계동 140-23 문의 02 765 6358 ↓ 전재
/에디터 김지아 사진 김지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