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장기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우리 몸은 약 60조개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조직은 이런 세포들이 모인 것으로 몸 안에는 약 220개의 생체조직이 있는데, 장기는 이러한 여러 조직들이 집합된 것이다.

예를 들어 심장이라는 장기는 근육, 혈관, 신경, 판막 등과 같은 조직의 집합체다. 현재 인공장기는 이러한 인공조직까지를 포함한다.

실제 우리가 사용하는 인공장기는 30개 정도로 가장 흔히 접하는 인공장기는 신부전증 환자에게 사용하는 인공신장이다. 이 밖에 인공심장, 인공폐, 인공간, 인공관절, 인공심장판막, 인공혈관,
인공치아, 인공와우 등이 있다.

그렇다면 인공장기는 왜 중요할까. 몸 안의 장기에 이상이 생기면 우선 약으로
치료를 한다. 상황이 악화되면 다음에는 수술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장기이식을 하게 된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게 되면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면역억제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사실
억제제 자체의 부작용도 무시하기 어렵다.

또한 장기이식은 필요한 장기를 구하기가 무척 힘들다. 장기이식의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에서조차 대체심장을 공급해 줄 수 있는 비율이
10~15% 정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인공장기 개발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현재 인공장기는 장기이식을 보완하고 대치해 수명을
연장해줄 유력한 대안인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인공장기 개발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고 제품화까지 가는 데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첨단기술이 융합된 인공심장의 경우,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말기 심장병 환자들의 시한부 삶을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왔다.
1969년 체외형 인공심장이 최초 이식되었고, 2001년에는 완전이식형
 인공심장까지 성공하는 등의 결과가 이를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 중반부터 민병구 서울대 교수를
중심으로 독창적인 한국형 인공심장 연구를 진행해왔지만 수익성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인공심장이
개발됐음에도 제품화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완벽한 인공심장을 개발하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이를 제품화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인공장기가
아픈 환자들을 위해 사용되기 힘들다. 따라서 인공장기 개발이
이뤄졌다면 이를 제품화하기 위한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선경 한국인공장기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