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 타는 침묵*

                                                                           설 태 수

숲가에서 만난 나비.

검정 바탕에 흰 점 점 점.

고인 빗물에 대롱 꽂은 채

떠날 기미가 안 보이네.

예쁘구나, 너

黑白이 눈부실 정도야.

우리는 흑백 사이일까.

리듬 타고 있는 너의 침묵 따라

나는 중얼거리네.

자식들 말소리에

어머니는 환해지시곤 하지.

음파는 바늘틈도 통과한다지.

나비 몸통을 울리고 있는지 몰라.

그의 체취가 나를 건드리고 있을지도.

사방팔방은 리듬 침묵.

달마가 의지했던 걸까.

뒤에서 발자국 소리.

밀려가는 나비.

* rhythmic silence : 칼릴 지브란, <예언자>에서 빌림.